- 메종 드 히미코
너무나 이기적인 그들... 그럼에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들...
히미코.
히미코는 그인가 그녀인가?
평범하던 한가족의 가장이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버리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쫒아
게이바의 마담으로 인생전환을 하게 된다.
불치병에 걸려 마지막 병상에서 딸에게 그래도 한마디만 하고 싶다며
어이 없는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래도 네가 좋단다."
가정을 버리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떠났고
유산하나 남기지 않고 늙고 병으로 죽어가고
어떤 이유로든 용서받지 못할것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때문에 만난 딸에게 더욱냉정해 질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딸의 존재는 사랑스럽다. 좋은것이다.
마지막 순간만은 본심을 얘기해주고 싶은 것이다.
히미코의 부인이자 사오리의 엄마
하루아침에 자신의 남편을 잃어버린 부인.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한다.
자신의 남편이 게이라는 사실
자신과 딸을 버린 남자라는 증오
그럼에도 사랑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 괴로워하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히미코가 되어버린 남편을 찾아간다.
히미코이던 그어떤 모습이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함께 있어서 행복했던 것이다.
한껏 치장하고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죽어가면서도 딸을
남편이라 생각하면 생기가 돌았던 것이다.
딸에게 비밀로 간직하고 갔던 것이다.
동네 꼬마들.
꼬마들중 리더인 아이가 하루히코의 분노하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다.
남자가 남자에게 반한다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말이 될수있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아이는 원래부터 그런기질이 있었다기 보다는 그순간 그렇게 빠져들었다고 보여진다.
아이가 찾아와서 이것저것 도와주고 돌아가면서 뒤돌아 하루히코를 쳐다 보는 장면에서
죠는 시선을 외면한다.
불러세웠더라면 끌어들일 수 있단것을...
하루히코는 알고 있으면서 그냥 보내버렸다.
사오리와의 만남으로 변해가는 하루히코...
전무라는 남자.
하루히코와 전무의 첫만남에서 학창시절에 뒤에서 끌어앉은 남자가 죠와 같은 남자였다면
어땠겠냐는 물음에 전무는 멈칫한다.
그 짧은 순간의 멈칫거림, 망설임...
그런 전무마저도 그런상황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짧은 망설임을 하루히코는 다음 약속으로 받아낸다.
우리 주위에 평범한 사람도 하루히코의 유혹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말도 안되는 소리라지만 적어도 저 순간 만큼은 그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부러운 우리들...
그것이 올바른 행동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했던 그들이었다.
남들의 시선이나 손가락질보다 자신의 삶을 선택했던 그들이기에
그런선택이 부러운 것이다.
옆집 할머니.
사오리가 메종 드 히미코로 찾아가서 처음부딪히는 상대
할머니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할머니는 황급히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린다.
그곳이 어떤곳인지를 알고 있고
따라서 찾아온 사오리도 그렇고 그럴거라는
지레짐작을 해버렸기 때문이리라.
짧은 장면이지만 이 할머니는 일반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 안의 모습이 어떤것인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가까이 하고 싶지도 않고
그들과 가깝거나 함께하는 이들까지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할머니는 마지막장면에서도 여전한 모습으로
여전히 변하는 않는 우리의 모습을 또다시 보여준다.
그와는 반대로 사오리는 그들속으로...
엄마가 그랬던것처럼 히미코의 집으로 들어간다.
히미코는 그인가 그녀인가?
그들에겐 히미코는 그녀이고, 할머니에게는 히미코는 게이일 일뿐이다.